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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기업 경력 면접 후기

by 포로리다 2024. 2. 22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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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당시엔 실패라고 생각해도 실패한 게 아니다.
버티면 돼! 버텨 버티면 분명 기회가 올거야
돌을 맞고 주저앉는 순간 끝이다.

[유퀴즈 강지영 편]


대기업 면접을 봤다.
서류 합격 소식을 받고 인성검사를 하라고 해서 검사 후  다행히 통과하여 다음 날 오전 9시에 화상면접 일정을 통보 받았다. 24시간이 채 부족한 시간동안 면접을 준비했고 스터디룸을 대여해서 그곳에서 면접을 봤다.

진지하게 면접을 준비한 건 참 오랜만이다.
어떤 질문이 나올지 모르니 인성질문부터 기술질문 과거 직무경험에 관한 질문을 대비해야 했다.
기술 질문도 걱정이지만
과거 직무 경험 질문을 대비하기 위해 묵혀놨던 오래된 서류를 꺼내 내가 뭘 했었는지 후루룩 훑어봤다.
기술 질문은 채용사이트와 구글링을 통해 4개 정도 대강 준비했다.
나의 관한 질문은 1분 자기소개, 성격 장단점, 강점, 실패한 일과 성공한 일,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등을 생각해야 했다.

어떤 질문이 나올지 모르니 내가 지나온 삶과 나의
가치관 신념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.
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되 그 특징이 지원한 직무와 연관될 수 있도록 엮을 수 있는 특징을 고를 수 있도록 노력했다.
장점을 고르긴 쉬웠지만 단점을 고르긴 힘들었다.
성공한 경험은 많았지만 실패한 경험을 고르긴 더더욱 힘들었다.

내가 생각하는 단점은 어떤 측면에선 우유부단한 점, 집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 아니면 집중을 잘 못해서 스터디카페나 도서관같이 불편한 곳을 가야 함. 그런곳가면 엉덩이 떼지 않고 열심히 함, 남들한테 쓴 소리 싫은 소리 잘 못함, 내성적인 경향, 발표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음 등등 있지만

내가 지원한 직무와 관련하여 어떤 단점은 치명적일 수 있단 말이죠..? 그래서 신중하게 생각함.

실패함 경험은? 딱히 없는데? 곰곰히 생각해봤다
;(
대학원 졸업이 늦었다. 동기 중에 가장 늦게 매우 늦게 졸업했다. 직장과 병행해야 했고 이사나 개인적인 문제가 겹쳐 휴학을 여러 번 했다.
누군가에겐 실패라고 생각될 수 있다.
근데 졸업 직전 막학기에 추가 수업을 들었어야 해서 들었는데 그때 개설된 AI수업을 늦게 졸업하게 된 덕분에 들을 수 있어서 오히려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.
수업도 수업이지만 교수님께서 사고의 폭을 많이 넓혀주셔서 많은 영감을 얻었던 수업이었다. 그 후의 행보에 많은 영향을 준 터닝포인트였다.

또 다른 실패는 회사에서 상사의 변경으로 업무 정책이 갑자기 바뀌고 또 바뀐 상사의 번복으로 정책이 또 바뀌어 사업 흐름을 바꿔야해서 기획과 화면설계도를 바꾸는 데 많은 시간을 소모하고 효율이 떨어졌던 것이 실패라 생각되었다. 정책 바뀔 때 상사를 설득하거나 완강한 태도를 보일 걸, 그 정책이 맞는것인지 집요하게 파 볼 걸? 상사의 권위와 스펙, 경험, 카리스마와 같은 요소의 영향인지 순종적으로 업무를 했던 것이 좀 후회가 되긴 한다. 너무 바빠서 반박하거나 다른 생각할 틈없이 주어진 업무만 죽어라 했었다:)...

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가 언제인가? 라는 질문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던데
전 직장에서 다섯명의 팀원 내에서 세 명의 팀원이 해외, 국내 여행도 다닐 정도로 똘똘 뭉쳐다니며 친했다. 나는 그들과 관심사나 성향이 달랐다. 업무 외적으로 결정 사항을 정해야 될 때가 의견 조율이 필요할 때 그들은 세 명이어서 그들끼리 모두 정해놓고 회의하는 것처럼 해도 결국 통보가 되어버리는 일은 비일비재 했고, 다같이 있는 메신저에서 의견 조율 중에도 그들끼리만의 단톡방에서 따로 대화를 나누는 타자소리가 노골적으로 들리는 건 항상 있는 일이었고, 근무 시간에 그들끼리 모여 수다떠느라 전화 당겨받는 건 나와 다른 팀원이 쉴 새 없이 받고, 소외감을 느끼거나 부당하다는 느낌을 받는 일이 많았다. 이런 상황은 몇년 간 계속 이어져왔다.
하지만 팀내에서 인간관계를 원만히 해야하고 잘 지내지 않으면 부서 내에서 부적응아로 보이진 않을까 하는 불필요한 강박과 상황이 개선될까 하는 일말의 희망에 부정적인 감정을 매일 느끼게 하는 그들에게 나는 잘해주려고 했던 것 같다.
누군가에게 한두번 하소연 해도 내부의 일은 달라질 수가 없고 한동안은 내 안에서 문제를 찾았다. 내가 뭘 잘못했나? 과거의 일을 되짚으면서 나에게서 문제를 찾았다.
하지만 어느 순간 모두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상황을 바꿀 수 없으니 내가 바뀌어야 버틸 수 있다고 판단했다.
그 후에는 그들과 나의 업무 외 인간관계를 최대한 분리했다. 점심 시간에도 함께하지 않았다. 그제서야 살만해 졌다. 뭐라 형용할 수 없게 교묘히 기분 상하게 하는 분위기와 상황들을 더이상 겪지 않아도 돼서 덜 불행했다.
그렇게 시간이 한참 흐른 뒤 그들과 손절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생겼다. 내가 뒷담을 한 적도 없지만 그들을 불편해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. 새로 들어온 신입들은 겉보기에 내가 그들과 우호적으로 잘 지낸다고 착각하기도 하였는데 신입들은 그들을 매우 싫어한다는 얘기를 듣기도 하였다.
그제서야 하는 그간의 많은 상처와 힘들었던 시간에 위로를 받는 느낌이 좀 들었다. “내가 잘못되고 이상한 사람이 아니었구나” 하는 안도감이었다.
시간이 아주 많이 흐른 후 그들 중 가장 유별났던 한 명이 퇴사할 때 나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회식으로 자주 가던 식당에서 밥만 먹고 환송회가 끝났다고 한다.
한 달 후 바로 내가 퇴사를 하게 됐는데 과장님 특별 지시로 괜찮은 식당을 알아보라고 하셨다고 들었고 그렇게 가게된 한정식 집에서 꽃다발과 추억이 담긴 사진들 선물들 팀원이 직접 만든 수제 복숭아케이크를 받았다.
길고 긴 시간이었다. 일만 해도 힘든데, 인간관계로 오는 스트레스가 더 컸으니. 그래도 다른 팀에 소울메이트라 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마음이 잘 맞는 동료가 있어서 버틸 수 있었다. 하늘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.
어쨌든 버티는 수밖에 없었고 잘 버텨냈다는 생각이 든다. 좀더 편하게 지냈음 좋았을텐데 그때의 내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안쓰럽긴 하다.

어쨌든 면접 시간이 도래했고, 면접관 인상이 편안했고 압박 면접은 아니었다.
1분 자기소개, 스펙이 화려하신 데 재직 중에 자기계발을 어떻게 시간내서 하신 건지(?), 개발방법론 설명, LLM 다뤄본 거 있는지 , git이나 Jira 써 봤는지,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질문이나 말, 지금 일 안하고 있는지 바로 출근이 가능한 상황인건지 등등등

개발자 직무는 아니었는데 어째서 개발자한테 하는 질문들이 나왔는지는 조금 의아했다.
다만, 긴장해서 질문 포인트에서 벗어나게 답변을 하거나 장황하게 말하거나 버벅거리진 않았나 하는 게 조금 마음에 걸렸다.

운 좋게 준비한 범위 내에서만 기술 질문이 나와서 다행읻었다.
실무 면접이 끝난 것이라 임원 면접도 남았고 떨어지면 또 처음부터 다른 기업들을 준비해야 되니 긴 여정의 한 지점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.

좋은 소식이든 아니든 얼른 결과를 알고 싶다.
후련하게!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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